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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B상생방송/환단고기 북콘서트

『환단고기』저자와 책 소개

by 가가운장 2024. 3. 7.

김현일 연구원/ 2013년 3월 10일(일),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

 

"저는 환단고기를 간단하게 소개하려고 합니다. 환단고기는 원래 전혀 알려지지 않은 글을 모은 것이 아니라, 1911년 나라가 망한 직후에 평안도 출신 계연수라는 분이 여러 글을 모아서 내어놓은 책입니다. 삼성기라는 글은 세조실록에도 그 이름이 나옵니다. 이러한 민간에 아주 드물게나마 알려져 있고 또 공식적으로는 나돌아 다니지 않던 글들을 모아 편찬한 것입니다.

 

계연수 선생은 환단고기의 서문에 해당하는 범례凡例라는 글에서 그 글들이 어디서 왔는지 명확히 밝히고 있습니다. 이 책은 결코 후대에 조작된 책이 아니고 예로부터 민간에 비장되어 온 그런 글들을 모은 것입니다.

 

해학海鶴 이기李沂라는 분이 범례에 나오는데, 이분은 여러분도 잘 알듯이 전라도 김제 출신으로서 한말에 계몽운동, 독립운동을 했던 분입니다. 이 이기 선생의 문인이 바로 운초雲樵 계연수桂延壽 선생입니다. 그래서 스승에게 글을 보이고 감수를 받았다고 하죠. 그리고 목판에 새겨서 30권 정도를 간행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그 원본이 전해지지 않아서 위서 시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환단고기첫 부분에 삼성기라는 짧은 두 개의 글이 나옵니다. 안함로安含老라는 신라시대의 승려와 원동중元董仲이라는 분이 각각 쓴 것입니다. 원동중이라는 분은 생몰연대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 다음에 등장하는 것이 연대기 형식을 띤 단군세기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제 몇 세 단군, 몇 년에 무슨 일이 있었다는 식으로 돼 있거든요. 이런 것을 일반적으로 연대기라 하는데 이어서 나오는 북부여기도 이런 연대기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 나오는 것이 환단고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태백일사라는 책입니다. ‘태백의 숨겨진 역사,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역사라는 뜻이죠. 태백일사는 저처럼 역사를 전문적으로 하던 이맥李陌이라는 조선 중종 때 찬수관을 역임한 분이 편찬을 했습니다. 모두 여덟 권으로 이뤄져 있는데요, 여기 보이는 것처럼 삼신오제본기, 환국본기, 신시본기, 삼한관경본기, 소도경전본훈, 고구려국본기, 대진국본기그리고 마지막으로 고려국본기로 돼 있습니다.

 

삼신오제본기三神五帝本紀는 여러분이 짐작하실 수 있겠지만 삼신과 오제 사상에 대해서 또 우리의 시원 종교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 환국본기桓國本紀는 우리의 국통을 말할 때 제일 먼저 나오는 환국이라는 나라에 관한 기록이죠. 이 본기本紀라는 것은 중국 사마천이 쓴 사기에서 제왕들에 관한 기록을 본기라고 한 데서 따온 거죠. 제후들에 대한 기록은 세가世家라고 합니다.

 

그 다음에 환국을 잇는 나라가 신시神市 배달倍達입니다. 그에 대한 기록이 신시본기神市本紀입니다. 그 다음 삼한관경본기三韓管境本紀는 고조선의 역사입니다. 시대적으로는 행촌 이암 선생이 쓴 단군세기하고 같은 시대를 다룬 것이죠. 원래 고조선은 세 나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고조선에 진한, 번한, 마한 이렇게 삼한을 있었는데요, 그 중에서 번한과 마한에 관한 기록입니다. 이것도 역시 연대기 형식을 띠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소도경전본훈蘇塗經典本訓이라고 있어요. 이 소도라는 것은 우리 옛 신교의 성지입니다. 이 글은 천부경과 삼일신고, 참전계경 같은 신교의 경전들을 소개하고 있죠. 특히 천부경하고 삼일신고의 원문이 그대로 실려 있습니다. 그래서 매우 귀중한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 일반적인 역사책의 형식을 띠고 있는 고구려국본기高句麗國本紀대진국본기大震國本紀그리고 고려국본기高麗國本紀입니다. 모두 김부식의 삼국사기와는 달리 우리의 주체적인 입장에서 서술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 저자들을 간단히 소개하겠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삼성기상을 쓴 안함로는 신라의 고승입니다. 이분은 삼국사기삼국유사에 그 이름이 나옵니다. 삼국사기에는 안홍安弘 법사로 나오고요, 진평왕 때 수나라에 유학을 하고 돌아온 사람입니다.

 

그 다음에 삼성기하를 쓴 원동중이라는 분은 세조실록에 그 이름이 나온다는 것 외에는 아직 잘 알지 못합니다.

 

그 다음 단군세기를 쓰신 행촌杏村 이암李嵒 선생은 고려 말에 재상을 역임한 굉장히 유명한 분입니다. 또 학자로도 유명한 분이었으니까 조선시대에 편찬된 고려사라는 책의 열전에 올라간 일종의 위인인 셈이죠.

 

그리고 행촌 이암과 거의 같은 시기에 북부여기를 낸 복애거사伏崖居士 범장范樟 역시 고위 관료를 역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려가 망하고 나서 이성계가 고려의 충신을 쓰려고 하니까 상당히 많은 사람이 거부를 했습니다. 두문동에 은거하고 나가지 않은 사람들을 두문동 72인이라 하는데, 범장은 그 중에 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태백일사를 보면 이 범장과 이암, 그리고 청평거사淸平居士 이명李茗이라는 분이 나옵니다. 이 세 사람이 지금 서울 북쪽 경기도 양주에 있는 천보산에서 소전거사素佺居士라는 분으로부터 옛 사서史書를 전해 받고 각자 역사책을 하나씩 썼는데, 범장이 북부여기를 남긴 겁니다. 이명 선생은 진역유기라는 책을 남겨서 그것이 17세기 숙종 때 나온 규원사화라는 책의 저본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태백일사를 지은 일십당一十堂 이맥李陌은 연산군과 중종 때 고위 관료를 역임하고 말년에는 찬수관을 지냈습니다. 찬수관撰修官은 역사를 편찬하는 직책이므로 내각에 비장된 서적과 사료를 볼 수 있는 거죠. 일십당 이맥은 자기가 전혀 몰랐던 기록, 다른 시각에서 서술된 기록을 보고 깜짝 놀랐고 그런 기록들을 열심히 베껴 두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이 태백일사를 보면 조대기, 대변경, 삼성밀기, 삼성밀기삼성기를 말하는 게 아닌가 싶은데요, 그 다음에 진역유기등등 여러 권의 비서祕書를 언급하고 그 내용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서들을 상당히 베껴 쓴 책이 태백일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맥 선생은 마지막으로 고려국본기라는 글을 썼는데 거기에 보면 자기 조상들 이야기가 다소 실려 있어요. 예를 들면 행촌 이암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행촌 이암은 자신의 고조부이거든요. 그 고조부의 할아버지인 이존비라는 분이 높은 관직을 지냈는데 그분에 관한 서술도 있습니다. 그래서 고려국본기는 이존비와 행촌 이암의 후손이 썼을 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것도 환단고기가 위서가 아니라는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환단고기의 편찬 과정과 구성 등에 대한 소개를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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