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이란 뭐냐?
주문은 바로 우주의 생명 언어예요. 우주 생명의 근원의식을 상징화한 부호예요. 부호 언어, 상징 언어입니다. 모든 인류의 언어문화의 근원이 주문인 것입니다.
주문은 기도 양식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주문은 궁극의 기도라고 합니다.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는 실질적인 조화권, 그 신권을 받아 내리는 가장 중요한 행법이 주문 공부예요.
주문은 무엇으로 구성돼 있느냐? 바로 종자 언어, 씨앗 언어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걸 비자 만트라bija mantra라 하는데, 대표적으로 티베트 불교에서 읽는 ‘옴마니반메훔唵麽抳鉢銘吽’이 있어요. 거기 ‘훔吽’이 나오는데 『불교인도 사상사전』(김승동 편저)에 “‘훔’은 오든 하늘의 종자(씨앗 문자)다.”라고 정의돼 있습니다. 팔만대장경에 담긴 불교 깨달음의 모든 진액을 한 글자로 ‘훔’이라 한 거예요. 법신法身과 화신化身, 보신報身, 부처님의 삼신이 이 한 글자 ‘훔’에서 온 것입니다.
일본의 쿠카이[空海] 스님이 중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서 ‘훔 자의 뜻을 밝히노라.’ 하고 『훔자의吽字義』라는 책을 남겼습니다. ‘공해’는 ‘이 우주의 진리의 바다’라는 뜻으로, 쿠카이 스님은 일본 왕실에서도 가장 존경하는 분이에요.
증산도에서 읽는 개벽기의 약, 태을주太乙呪의 ‘훔치吽哆’에서 ‘훔’은 우주의 무궁한 생명의 근원, 씨앗이자 동시에 열매입니다. 이걸 음사를 해서 ‘소 울음 훔’이라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치哆’는 ‘신과 하나가 된다. 신과 한마음, 한 생명이 된다.’는 뜻이에요. 여기에 ‘대정불변야大定不變也라. 크게 내 마음을 정해서 영원히 변치 않겠노라.’ 하고 영원한 개벽의 거듭남의 주인공으로 천지부모의 심법과 하나 되겠다는 서원의 뜻이 담겨 있습니다.
수행을 할 때는 눈을 지그시 감습니다. 눈을 뜨면 유형의 물체가 보이잖아요. 그런데 눈까풀을 닫으면 우리는 4차원 세계로 들어가는 거예요. 이 작은 눈까풀이 깜빡 하고 열리면 3차원인 유형의 물질 경계에서 사물을 보고 인식하지만 눈까풀을 닫으면 이 온 우주를 4차원의 경계로 인식하게 됩니다.
인도 출신의 미국 의사 디팩 초프라Deepak Chopra가 “이 우주에는 물질 영역이 있고 양자 영역이 있다.”고 했어요. 양자 영역은 오감五感으로 인식되지 않는 겁니다. 이 양자 영역에는 우리의 생각, 마음의 세계와 또 하나 영靈의 세계가 있어요. 영의 세계는 우주의 시공간을 초월합니다. 나의 돌아가신 할아버지 할머니가 천상의 어떤 은하계에 있다 해도 한순간에 지상에 있는 나에게 응감을 합니다. 이것이 영의 세계입니다. 그러니까 인간은 육신과 마음과 영의 세 영역으로 구성돼 있는데, 그 가운데 우주 시공간을 초월해서 한순간에 영향을 주는 것이 영의 세계입니다.
그럼 수행을 해서 광명이 열리면 이 양자 영역이 어떻게 보이느냐?
미국의 알렉스 그레이Alex Grey(1953~)라는 유명한 명상가 화가가 이것을 그림으로 그렸는데, 양자 영역으로 보면 우리 인간의 몸이 저렇게 보이는 거예요. 그 사람의 생각, 마음속에 누적돼 있는 여러 기운이, 그 사람의 삶의 족적이 정보로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네가 뭘 고민하는구나. 마음속에 어떤 슬픔이 있구나. 너에게 이런 어둠이 있구나. 잘못된 게 있구나!’ 하는 것을 읽어버리는 거예요.
옛 사람들은 우주 주문의 힘을 받아서 단순하지만 인생의 근본 목적, 영원한 생명, 삶의 지혜를 얻었습니다.
동서의 주문 문화는, 동학의 꿈인 근대 문명개벽을 이루는 참동학 증산도에서 완성되었습니다.
강증산 상제님이 이 세상에 오시기 전, 천상에서 경상도 경주 사람 최수운 대신사에게 성령으로 도통을 내려주셨습니다. 그게 유명한 천상문답사건인데요, 그때 “너는 어찌 상제를 모르느냐?” 하고 상제님이 대신사를 꾸짖으십니다.
최수운 대신사의 조카뻘인 2대 교주 해월 최시형은 뭐라고 기록했느냐면, “상제님이 최수운 대신사에게 ‘너는 나를 아버지라고 불러라.’라고 하셨다.” 합니다. 참 놀라운 말씀이에요.
당시 최수운 대신사가 도통을 받을 때 “이 주문을 받아 천하창생을 가르쳐라.” 하고 상제님이 내려 주신 것이 바로 근대 문명개벽, 다시 개벽의 인류 구원의 주제인 ‘시천주조화정侍天主造化定 영세불망만사지永世不忘萬事知 지기금지원위대강至氣今至願爲大降’입니다. 대신사는 “열석 자 지극하면 만권시서 무엇하리.”라고 노래했지요.
그럼 ‘시천주조화정’이란 무슨 뜻이냐?
‘시천주’는 천주를 모신다는 것입니다. 동서 종교, 믿음, 수행, 기도, 총 결론은 모실 시侍 자 한 글자에 있어요. 누구를 모시는 거예요? 천주님을 모시는 겁니다.
천주란 뭐냐? 하늘의 주인, 정확하게는 천지의 주인 상제님입니다. 이것을 기독교 2천 년 역사에서 오직 한 분, 이태리 사람 마테오 리치 신부님이 알았습니다.
인도를 거쳐 중국에 와서 전도하다가 돌아가신 마테오 리치 신부님은 중국어를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완전히 통달해서 유교 경전까지 번역했어요. 그리고 자기가 믿는 천주님은 바로 동양문화, 중국문화의 상제님이다 하는 걸 깨닫고 책을 쓰면서 책 이름을 『천주실의』(천주의 참뜻)라고 했습니다. 그 후 이 책을 읽은 우리 조선의 실학자들이 가톨릭을 ‘천주교’라고 이름 붙인 겁니다.
그럼 ‘시천주’가 전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뭐냐? 바로 이 우주에는 하늘의 주인, 천주님이 계신다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주인은 단순한 한 회사나 한 학교나 한 재벌회사의 회장님, 주인이 아니에요. 한 나라의 주인도 아닙니다! 이 온 우주의 영원한 통치자, 천주님이에요.
과거 성자들도 천주를 말했어요. 그런데 그 내용이 너무도 적습니다. 천주를 때로는 아버지로, 상제님으로, 천제天帝로, 대제大帝로 말했습니다. 주자는 옥황대제玉皇大帝라 했고. 도를 공부하고 천지에 큰 기도를 한 사람들이 온 우주의 절대자가 실제 하늘과 땅과 인간과 신의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한 마디씩, 그 나름대로 자신 있게 이야기했어요. 그러나 그 천주님이 직접 인간 역사 속에 오셔서 하늘과 땅, 인간과 신의 세계를 바로 세운다! 온 우주의 역사를 개벽한다는 것은 말하지 못했습니다.
근대 역사의 첫걸음을 뗀 이 위대한 새로운 역사 선언은, 동방 땅 경주 사람 최수운 대신사가 한 것입니다.
지금은 행법 시간으로, 우리가 직접 천지 기운을 받아서 개벽의 주제가 무엇인지, 앞으로 열리는 새 세상 문명이 무엇인지, 이것을 다 함께 한마음으로 느끼고 체험하는 시간이니 한번 주문을 읽어 보세요.
“시천주조화정 영세불망만사지.”
모시는데 누구를 모시느냐? 모든 종교 성자들이 외쳤던, 이름만 다르지 궁극은 한 분인 그분! 인간의 역사학에서는 언제나 이 한 분이 중요합니다!
그 천지의 주인을 모시는데 모심으로써 뭘 깨닫느냐? 바로 ‘천주가 있다. 온 우주의 원 주인, 아버지가 있다. 아버지 하느님이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 아버지 하느님 문화의 원조는 서양의 그리스도 아니고, 이스라엘도 아니고, 인도도 중국도 아닙니다. 9천 년 환국, 배달, 조선 역사의 종통과 국통을 계승한 대한민국입니다. 하느님 문화의 진리 원본인 『천부경』, 『삼일신고』 그리고 역사 경전인 『환단고기』를 통해 한국인들의 가슴 속에 살아 있는 것입니다.
시천주의 ‘시’ 자에 담긴 진리 대의가 뭐냐? 우리 일상생활 언어로 모실 시 자는 뭐냐? 천주님은 뭐냐? 조화정은 뭐냐?
이것을 쉬운 말로, 나의 깨달음으로, 내 언어로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조화정’은 조화를 정한다는 것인데, 조화란 한마디로 신도를 받아 내린다, 신도를 체득한다는 것입니다. ‘이 우주는 살아있는 신이다.’ 이게 『천부경』의 가르침이에요. 하늘도 조물주 하느님, 땅도 조물주 하느님, 인간도 조물주 하느님의 생명과 신성과 지혜와 우주의 광명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성장기의 극점에 있어요. 이게 도약을 해야 한다는 거예요. 이제는 가을 우주, 후천개벽을 향해 뛰어넘어야 합니다. 이것이 근대 개벽의 첫 가르침인 것입니다.
‘조화정’에서 정은 결정짓는다는 아주 강력한 언사예요. ‘이 천지의 조화기운이, 천주님의 영원한 생명 기운이 내 몸에 내려온다. 그리고 그 기운이 갑자기 한순간에 열린다. 개벽이 된다.’ 는 뜻입니다.
그리고 ‘영세불망만사지’는 만사지를 영원토록 잊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보통 세속의 인간은 은혜를 잊어버려요. 심지어 자기 부모의 은혜도 잊어버려요. 왜 천주님이 내려주신 개벽의 첫 주문이 불망이냐? 그것도 영세불망, 영원토록 잊을 수가 없다는 거냐? 이것은 영원토록 잊지 말라고 맹세를 촉구하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학자들은 ‘시천주조화정 영세불망만사지’를 ‘시천주조화정을 그대로 잘 지키고 잊지 않으면 만사지가 열린다.’고 풀이합니다. 그것도 맞는 얘기지만 논리적인 해석일 뿐이에요.
행법! 직접적인 수행을 통해 천지 일심을 가지고, 천지와 한마음으로 이 주문을 밤낮으로, 꿈결에서도 읽어보면, 우리 태사부님이 정의해 주신 바와 같이 ‘만사지(만사를 다 아는)의 은혜를 영원히 잊지 못한다.’는 뜻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니까 만물 생명이 가을철 새 우주를 열어놓으신 삼신상제님의 조화권의 은혜를 다 받는 거예요. 그래서 앞으로 시간과 더불어 만사지 문명, 도통문명으로 갑니다. 모든 인간이 밝은 마음과 굳건한 믿음의 심법, 천지보은의 광명의식으로 돌아가 삼신상제님의 신령한 조화도통의 경계, 만사지의 경계에서 살아갑니다. 근대 서양의 칸트나 그 이후 화이트헤드 같은 철인들의 인간에 대한 인식 경계를 뛰어넘어, 우리의 몸과 마음과 영이 활짝 열려서 온 우주를 눈 감고 보게 됩니다.
이 천지조화 기운을 받는 행법을 증산도에서는 도공道功이라 합니다.
결론은 주문의 후반 여덟 글자 ‘지기금지원위대강’에 들어 있습니다.
* 至曰天地禍福至요
氣曰天地禍福氣요
今曰至無忘이요
降曰天地禍福降이니라
지(至)는 천지의 화복이 지극하다는 말이요
기(氣)는 천지의 화와 복의 기운이라는 말이요
금(今)은 지극하여 잊을 수 없다는 말이요
강(降)은 천지의 화복이 내린다는 의미니라. (道典 7:69:2)
‘지기금지원위대강’이란 “다시 개벽, 후천개벽, 가을철 우주개벽기를 맞이해서 모든 인간의 몸과 마음과 영대가 성숙을 이루는 지극한 천지의 기운을 크게 내려 주시기를 바라옵니다.”라는 뜻이에요.
“지기금지원위대강 지기금지원위대강 지기금지원위대강~”
이것은 천지의 노래입니다. 가을철 문명을 여는 개벽의 노래, 가을 우주의 노래입니다. 천주님이 직접 내려주신 아버지 천주님의 새 세상 개벽 이야기, 노랫말이에요.
그래서 천지화복지요, 천지화복기요, 천지화복강, 이것을 알고 깨어나서 준비하는 자는 천지의 복을 받고, 그렇지 않고 어둠에 사는 자는 정반대로 재앙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상제님 말씀을 보면 ‘지기금지원위대강’은 가을철 팔자 기운이에요.
* 무내팔자 지기금지원위대강無奈八字 至氣今至願爲大降이리오.(道典 5:354:3)
어찌 이 여덟 글자 없이 가을철 천지 기운을 받아 내릴 수 있겠느냐!
그러니까 선천에 아무리 좋은 팔자, 운수를 타고 나왔어도, 권력이 있고 대재벌이라 할지라도, 아무리 재주가 좋고 뛰어난 미모를 타고 났다 할지라도, 가을 천지 개벽기에 이 기운을 못 받으면 낙엽 인생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기금지원위대강, 이게 후천 가을 천지의 팔자 공부입니다.
몸이 아픈 사람들은 ‘병 기운을 몸에서 씻어 낸다.’ 하는 마음으로, 손을 아픈 곳에 가만히 대거나 마사지하면서, 또는 가볍게 두들기며 주문을 읽어도 좋습니다. 그리고 시조 풍으로, 또는 창으로, 판소리로, 또는 현대의 음악 장르로 흥이 나는 대로 가락을 붙여서 읽으면 됩니다. 자기의 느낌, 깨달음의 경계에서 악성樂聲이 자연스럽게 열려 나오게 됩니다.
도공 수행법에는 정공靜功과 동공動功이 있어요.
정공은 허리를 반듯하게 펴고 눈을 지그시 감고 가만히 앉아서, 생각을 끊고 주문 자체가 돼서 읽는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하단전으로 호흡을 하면서 읽어야 그 소리에 따라 우주 기운이 그대로 몸으로 들어옵니다.
상제님께서는 “너희들의 속마음이 소리다.”(8:64:2)라고 하셨어요. 주문 소리에 잡념을 갖고 읽는지 아닌지, 그 사람의 의식경계가 그대로 나타나는 거예요.
그렇게 정공을 근본으로 하면서 동공으로 들어갑니다. 정공을 하다가 자연스럽게 몸을 흔듭니다. 몸을 흔들면서 자연에다 맡기면 별의별 동작이 다 나옵니다.
“시~천주 조화정~ 영세불망만사지~ 지기금지원위대강~ ”
지금 사람들은 보통 30대 후반을 넘으면 몸이 쇠하기 시작합니다. 어떻게 보면 현대인들이 더 빨리 늙는 거예요. 컴퓨터 같은 여러 가지 기구를 쓰면서 운동 부족으로 비만이 생기고 스트레스가 쌓입니다.
결국 오장육부가 곯아서, 곰팡이가 나서 썩어 죽는 건데, 이걸 한의학에서 의학용어로 담痰이라 하거든요. 이 담은 팔음구담, 열일곱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추위, 우수, 고독감, 여러 가지 화병, 풍한서습, 우울증, 이런 걸로 해서 울담이니 기담이니 체담이니…. 결국은 이 담이 몸에 차서 숨이 막혀 죽는 거예요.
왜 인간은 가급적이면 단 몇 분, 몇 십 분이라도 주문 읽고 수행을 하고서 잠자리에 들어야 하느냐? 수행을 통해서 몸의 담을 쏟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늘 깨끗한 종이를 몇 장 접어 넣고 다니며 담을 뱉어 내서, 몸과 마음, 장부를 청결하게 해야 무병장수할 수 있고 지혜로운 인간으로 살 수가 있습니다.
- 안경전 종도사님, 2015년 9월 6일(일), 개벽문화콘서트 말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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