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가 당부하고 싶은 것은 상제님의 도통법, 진법에 활연관통豁然貫通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까 단주 주문에 ‘영아통진令我通眞’이라는 문구가 있었다. 나로 하여금 그 진법을 관통하도록, 혈심통을 하도록 인도하고, 그 길로 가도록 명령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침저녁에 청수 올리고, 기도하고, 주문을 제대로 읽는 것이 우리 삶에서 가장 소중하다.
우리가 주문을 제대로 읽음으로써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 병도 낫고, 마음도 밝아진다. 어둠에 싸인 우울한 마음, 신경질 나고 화통 터지는 것이 그런대로 치유가 되고, 하는 일이 잘 된다. 그러니까 주송과 도공 공부를 잘해야 된다.
수행이란 무엇이냐? 우리의 몸과 마음, 영혼의 움직임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 수행의 방법을 크게 말하면 음양의 천지이치로 정공靜功과 동공動功이 있다. 정공은 몸을 움직이지 않고 평안하게 바르게 갖는다.
수행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른 자세(right posture)다. 내 몸의 자세를 어떻게 해야 되느냐? 허리를 반듯하게 일자로 탁 펴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 대화할 때 앉아있는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의 품격이 나온다. 그러니까 항상 허리를 펴고 바르게 앉으려 해야 된다. 몸과 마음은 둘이 아니라 하나이기 때문에 허리가 구부러지면 의식도 흐트러지고 정신이 비뚤어진다.
턱은 약간 아래로 당기는 정도로 한다. 눈은 사실 꽉 감으면 편하다. 이 세상에 좋은 것도 많고 아름다운 것도 많지만, 꽉 감아버리면 그냥 이 세상을 떠난다. 창문 닫듯 눈꺼풀을 딱 닫아버리면 세상과 차단되는 것이다. 그러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부정적인 현상이 많이 일어난다. 온갖 생각이 일어나서 의식의 공간에 구름처럼 밀고 들어오기도 하고, 여러 가지가 막 섞이기도 한다. 혼몽昏懜 상태에 빠져서, 순일한 의식으로 가지 않고 여러 가지 상상적인 것, 환상적인 것, 어린 시절 이후 생활 속에서 괴로움 당한 것, 이런 것들이 막 솟구치고 뒤엉기고 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피하기 위해서, 눈앞에 발을 친 것처럼 빛이 살짝 들어오도록 ‘눈을 살짝 떠라’는 말이 있다. 빛이 조금 들어오게 해서, 세상의 빛 즉 현상과 내 의식이 둘이 되지 않고 일체가 되게 하려는 것이다. 그것은 내가 살고 있는 세상, 현상의 의식경계에 같이 머무는 것이다.
상제님은 아주 쉽게 ‘속눈을 뜨고 겉눈은 감아라’고 하셨다. 어린 호연이가 처음에 그렇게 하지 못해서 상제님한테 혼난 일이 있었다. 맹추 같은 위인이라고 상제님한테 꾸짖음을 당한 것이다. 속눈을 뜬다는 것은 각성하는 것이고 어떤 과거나 현재의 환상에 매이지 않는 것이다. 속눈을 뜨는 것은 사실은 눈을 지그시 뜨는 것이다. 겉눈을 감는 것은, 눈을 지그시 감는 것이고 속눈을 뜨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도수를 받는 철야수행은, 일종의 천지 명령이니까 무조건 해야 된다. 그런데 일상적으로 보면 모든 것을 나의 건강과 의식의 정서에 맞추어서, 그리고 진리 공부에 따른 깨달음의 기쁜 정서를 가지고 즐거운 마음으로 해야 한다.
우선은 공부하는 원칙에서 척추를 바로 펴야 한다고 했는데, 척추를 바르게 편다는 것은 ‘나는 무엇이든지 극복하고, 어떤 것도 다 이룰 수가 있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수행을 할 때는 허리를 펴고, 어깨 힘을 뺀다. 그리고 두 팔은 보통 무릎 위에 놓는데 무릎에다 놓으면 허리가 약간 구부러진다. 그래서 좀 당겨서 놓을 수도 있다. 우리가 수도할 때 정서적으로 정성스러운 마음, 공경하는 마음이 특히 필요한 순간이 있다. 그런 때는 합장을 해서 놓을 수도 있다.
그리고 호흡을 내쉬고 들이마실 때 조화로운 숨결의 리듬을 지속하기 위해서 하단전下丹田에 손을 놓기도 한다. 그렇게 하면 공부 기운이 단전하고 연결되는 측면이 있다. 하단전은 많은 호칭이 있는데 현관玄關이라고도 한다. 배꼽 아래 5cm 정도에 있다.
수행을 할 때는 보통 정공과 동공을 연속해서 주기적으로 왔다 갔다 한다. 동공을 할 때 손을 이렇게 털기도 한다. 또 열 손가락을 꽉 쥐기도 하는데 그것은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한마음으로 서원하고 집중하는 것이다. 손을 위아래로, 또 45도로 이렇게 치면서 위로 올리는데 그때 위를 쳐다보면서 한다. 그래야 척추가 펴지고, 자라목이 펴진다. 자기 전에 한 5분 만 해도 참말로 좋다. 그럼 지금부터 도공 시작!
도공
몸가짐에서 허리, 척추를 바로 세우는 것은 의지의 표현이다. ‘하늘과 땅과 내가 일체가 된다’는 의미도 있다. 내적으로 보면 실제 하늘과 땅, 천지부모와 내가 한마음이 되고 천지의 뜻을 성취하는 주인공으로서, 천지의 종통, 도통 맥을 쥐고 바로 서 있는 것이다. 그런 상태가 되어야 주문도 제대로 읽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주문을 읽을 때 어떤 마음가짐이 중요한가? 이것은 의식, 의식현상의 문제이기도 한데, 호흡과 직접 연관이 있다. 의식과 호흡은 항상 일체로 간다.
우리 몸에는 생명의 ‘세 가지 보배(the three treasures)’가 있다. 그걸 흔히 단학에서는 정精·기氣·신神이라 한다. 제일 아래쪽에 정이 있고, 가슴 속에 기가 있고, 제일 머리 중앙에는 신이 있다고 한다. 머릿속 중앙에 자리 잡은 것은 원 조물주 신, 원신元神이다. 이 원신이 우리 머릿속 중앙에 상징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어머니 뱃속에 들어오면서 이 원신이 작동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고, 열 달 동안 몸을 받아 오장육부가 생긴다. 탯줄을 자르면서 원신은 잠들고, 개별적인 인간의 신 즉 식신識神이 작동을 한다. 머릿속 중앙에 있는 원 창조주 조물주 신을, 원신을 법신法身이라고도 한다. 원신은 상제님 신, 법신과 같은 것이다. 그렇게 해서 원신(primordial spirit)과 식신(conscious spirit)이 체용體用으로 자리를 잡는다.
그러면 왜 수행하는가? 인간은 감각하고, 생각하고, 자기 나름대로 사상을 가지고 산다. 자아의식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전부 식신이 하는 것이다. 수행이란 식신을 정화하는 것이다. 내 중심의 생각, 어떤 어두움, 충격, 고난, 욕망 이런 것을 자꾸 정화하면 원신이 밝아지면서 살아난다. 그리하여 드디어 이 법신이 머릿속에서, 몸에서 튀어나와서 진리의 몸으로 온 우주를 채운다. 내가 영원한 우주의 진리 몸뚱어리가 되는 것이다. 이 색신色身은 아무리 잘나고 멋지게 팔등신으로 생겨도 결국 다 찌그러들고 죽어 없어진다.
우리들의 의식이라는 것은 ‘생각이 수시로 바뀌는 것’이다. 자꾸 보고 듣고 시간이 흘러가면서, 천지 기운이 바뀌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것을 호흡으로 조절한다. 우리가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 천지부모와 더불어서, 어머니와 더불어서 호흡하는 태식胎息이라는 게 있다. 이 태식을 진식眞息의 1차 원형으로 삼는다.
진식, 진짜 호흡(true breathing)이라는 것은 천지와 더불어서 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걸 어디서 가져오는가? 우리 스스로 호흡을 자연스럽게 해서 그것을 만든다. 마음을 비우고 길게 숨을 내쉰다. 내쉴 때 저 하단전 아래쪽으로 회음會陰 쪽까지 밀어 넣는다는 식으로 한다. 그러면 아랫배가 쭉 들어가면서 약간 당긴다. 그 다음에 몸에 있는 부정한 기운, 병 기운, 나 자신을 책망하는 기운, 누구를 미워하고 원망하는 이 모든 것과 암, 염증 이런 것을 다 쏟아낸다는 생각을 가지고 쭉 뿜어낸다.
인간은 몸뚱어리 속에 생리적으로 담痰이 생기기 때문에 그 담이 날마다 축적되어 오장육부가 상한다. 도공을 하면, 산책하면서도 담이 쏟아져 나올 때가 있다. 담이 쏟아져 나오는 체질로 바뀌어야 몸이 개운하고, 목소리가 맑고 힘차다. 수행을 꾸준히 하는 사람은 담이 맑다. 아주 하얀 담이다.
수행을 앉아서 할 때는 방석을 깔고, 부드러운 담요를 두 장 준비하는 것이 좋다. 담요로 무릎을 덮고, 또 다리가 저리고 아플 때 담요로 적당히 괴면 굉장히 편해진다. 서양 사람들은 의자, 침대를 쓰기 때문에 앉지를 못한다. 그래서 기도 의자, 수행 의자도 개발하는데 그런 걸 편하게 써도 좋다.
- 안경전 종도사님 / 도기 148년 11월 4일(일), 증산도대학교 말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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