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구미원평도장
15차 ‘광역도공의 날’에 참석하려고 도장 앞 주차장에 도착하였습니다. ‘도공의 날’ 참석을 위해 조상님들께서 길게 줄을 서서 차례로 도장에 오르는 광경을 보았습니다. 도장 입구에서는 자손이 안 왔는지 도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많은 조상님들이 안절부절 서 계셨습니다. 조상님들의 애타는 모습을 뵙고 나니 자손의 참석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게 되었습니다. 입공치성 후 보니 성전을 가득 메운 조상님들과 자손들로 도장은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룬 듯 보였습니다. 도공에 들어가기 전 조금은 무표정하고 비장한 모습으로 도복을 입으신 조상님들께서 자손들 옆에 자리하셨는데 예전과는 분위기나 기운이 정말 다르다는 걸 느꼈습니다. 이윽고 도공에 들어갔는데 마치 무슨 전쟁터인 양 조상님들의 도공하시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누가 봐도 마치 이날만을 기다렸다는 듯, 아무도 건드리지 말라는 듯 비장함과 함께 에너지가 넘치는 도공 모습에서 오늘은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종도사님 태을주 성음 도공이 절정에 다다를 때쯤 갑자기 주위에서 어린 아기 신명, 젊은 신명, 연세 많으신 조상님들까지 가릴 것 없이 대부분 눈물을 흘리며 우시는 걸 보고 듣게 되었습니다. 지금껏 ‘광역도공의 날’에 도공을 하면서 그 많은 신명들이 사방에서 그렇게 우는 걸 보고 듣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여러 조상신명분들의 말씀 중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내용들을 차례로 옮겨 봅니다.
“어찌 그리 말을 안 듣는 것이냐! 지금 천지에서는 각종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신도를 보여 주며 지구촌 인류를 깨우려고 공을 들이고 있는데 너희들은 지금껏 무엇을 하였느냔 말이다. 너희들에게 10년 동안, 20년 동안, 30년 동안, 40년 동안 그런 긴 시간을 주었고 지금도 기회를 주고 있건만 너희는 지금까지 무엇을 해 놓았느냐?”
〈신과 함께〉라는 영화에 보면 “너에게 15년 동안 기회를 주었다.”는 극중 대사가 등장하는데, 이 말씀은 조상님들께서 일꾼들, 자손들에게 시간과 기회를 주고 있는데 너희들은 뭘 하고 있느냐는 경책의 소리로 들렸습니다.
“태을궁처럼 도장에서도 24시간 수행을 하라고 일찍이 전했는데도 너희들은 얼마나 간절히 수행했느냐? 밝은 소리라야, 내 몸을 울리는 우렁찬 소리라야 신도가 크게 감응을 하고 일의 변화를 이룰 수 있다. 10년이고, 20년이고, 30년을 신앙하던 간에 수행에 깊이와 힘과 기운의 변화가 없다면 수행 기운을 제대로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잊지 말고 명심하거라.”
이것은 수행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씀이었습니다.
“왜 남을 보고 의식하며 비교하느냐? 익히 말했듯이 중요한 것은 본인 문제다. 근본은 본인이란 말이다. 자신이 온전하지 않고 정돈되지 않으면 그 무엇이 주어진다고 해도 가질 수 없는 그림의 떡과 같은 것이야. 알아듣겠느냐? 변화의 근본은 먼저 자신의 몸을 온전하게 하는 데 있다. 내 몸이 온전할 때, 그 온전함을 바탕에 두어야만 올바른 심법이 나오고 올바른 행실이 나오는 것이니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명심하거라!”
이 말씀은 몇 번이나 들었지만 건강과 내 몸의 온전함을 강조하시는 말이라서 심각하게 생각해 보았습니다.
“지금 천상의 조상님들이 너무도 긴박한 상황 속에서 자손을 살리려고 지극 정성으로 간절히 기도하며 공을 들이고 있는데 너희는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것이야. 지금은 다른 잡스런 생각을 버리고 자신을 위해 온전히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 이것아, 알아듣느냐?”
맨 앞줄 방석에 자리 잡고 서서 도공을 하는 중에 뒤에서 들려오는 우는 소리에 자연히 신경이 쓰이게 되었습니다. 비명처럼, 슬픈 듯이, 애타는 듯이, 아픈 듯이 들려오는 울음소리를 듣던 중 도공 중인 많은 조상님들이 자손들에게 쏟아붓듯이 말씀하시는 메시지 속에는 조상님들의 간곡함, 간절함, 애타는 심정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걸 느끼게 되어 답답함이 밀려왔습니다.
주위에서 들려오는 울음소리는 갈수록 늘어나고 어린 아기 신명부터 연세가 지긋해 보이는 조상님들까지 얼마나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지 그야말로 눈물바다 속에서 도공을 한다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였습니다. 그러던 중 기지신단에서 구미의 또 다른 천생산의 산신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일찍이 천생산에 올라오라고 그리 일러 주었는데 뭐하고들 있는가? 때가 급하니 도장을 개창할 뜻을 품고 책임자와 더불어 다 같이 합심해서 산으로 오라. 언제 말한 것인데 아직도 진행이 되질 않는가? 속히 산에 올라오라.” 흰 도포에 흰 수염이 덥수룩한 천생산신께서 급하신 듯 여러 번 산에 오르라고 말씀하시는 걸 보고 이왕이면 도생으로서 제대로 올라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시두가 오고 있다. 시두가 다가오고 있단 말이다. 천상의 조상님들이 다가올 시두를 대비하고 너희를 위해 많은 것을 준비하고 있는데 너희는 도장을 위해서 얼마나 수행을 하고 있는 것이냐? 천상에서 너희들을 얼마나 엄격하게 면밀히 살펴보고 시험하는지 알고는 있느냐? 천상에서는 너희들이 알지 못하는 공덕과 음덕을 모두 기록하고 평가하지만 너희들이 알지 못하는 죄 또한 샅샅이 기록되고 평가되어 후일에 대가를 치르게 되니 경고로 알고 항상 자만하지 말고 방심하지 마라.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있으니 긴장하라는 말이다.”
시두가 다가오고 있다는 말씀에 반드시 거쳐야 할 운명적인 통과의례임을 알면서도 얼마나 제대로 수행하고 진리 공부 속에 사람 살릴 준비를 하고 있는지 신앙의 근본, 근원을 되새기고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초긴장을 해야 할 때구나!’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지금 너희는 고난과 벌을 구분해서 신앙에 차질이 없어야 할 것이다. 고난은 성숙을 위한 관문이나 벌은 잘못된 일에 대한 조상님들의 회초리, 매를 든 것과도 같으니 반드시 각성해야 할 것이야. 이걸 깨닫지 못하면 아무리 시간이 흐른다 해도 성장이 안될 것이고 성숙과 발전을 이룰 수가 없으니 유념해야 한다. 필히 명심하거라.”
많은 말씀이 오가는 가운데 한 말씀, 한 말씀이 주옥같이 다가왔습니다.
“다른 조상님들께 신뢰를 잃으면 안 된다. 같이 신앙하는 도생들에게도 신뢰를 잃지 마라. 신뢰를 잃게 되면 회복을 떠나서 덕을 잃게 되어 일을 이루기가 어렵게 되니 항상 도생들을 대하거든 옆에 계신 조상님들을 뵙는다는 생각으로 겸손하게 덕을 베풀거라. 인사의 결정권자는 너희들이니 조상님들께 잃은 신뢰보다 너희들 도생들 간에 잃은 신뢰가 더 크다는 것을 알거라. 그것 또한 천지에서 다 지켜본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오늘 도공을 하면서 천상의 조상님들과 지상의 자손들이 합일하는 경계, 하나가 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생각하게 되었고 수행을 할수록 모든 것에 소홀히 임하면 안 된다는 것도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울음바다를 이루는 도공 속에 신단을 보게 되었고 도공에 집중한 터라 언제 오셨는지 알지도 못한 채 용포를 입으시고 신단 보좌에 자리하신 상제님, 태모님, 태사부님, 태사모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그저 도공을 한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던 중 상제님께서 웃으시며 “이곳은 도공이 다르구나. 도공을 잘 하고 있구나.” 하시는 말씀에 이어 태사부님께서도 웃으시며 “도공을 잘~들 해 봐. 하하, 때가 때인 만큼 모든 걸 쏟아붓고서 열심히들 해 보란 말이여. 너희들이 고생한 만큼 공을 쌓은 만큼 어디 가지 않고 다 주어질 것이니 걱정 말고 잘들 해 봐.”라고 하셨습니다. 태사모님께서도 환한 미소로 웃으셨습니다. 상제님, 태사부님 말씀에 신앙이 새롭게 거듭나야 함을 깨닫고 다짐을 새로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시두를 당해서 감당하지 못해 피눈물을 흘리지 마라. 조상님들의 정성이 간절하다는 것을 알고 수행에 불을 지피고서 열을 올려 나아가거라. 아무리 일러 주어도 알아듣지 못하는 자는 시두를 당하고서야 뒤늦게 후회의 눈물을 흘릴 것이니 스스로가 잘 알 것이다. 도장을 정화해서 변화를 이루어야 할 테니 합심해서 움직이거라.”
조상님들의 다급하심을 다 표현할 수는 없어도 지금 자손 된 도리로 무엇을 해야 할지를 분명하게 일러 주신 조상님들께 감사하면서, 부족한 정성이라도 조상님들께 보답하고 천지일월의 홍은에 보은할 수 있는 도생으로 거듭나야 함을 깨달았습니다. 15차 ‘광역 도공의 날’에 도공 기운을 내려주신 천지일월 사체 하나님과 조상님들께 감사드리며 보은하는 도생이 되겠습니다. 천지일월 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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