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혁 / 본부도장
조류인플루엔자AI(avian influenza)가 대한민국을 점령했다. 2016년 11월 16일 AI 최초 신고 이래 한 달여 만에 2,400만 마리가 넘는 닭, 오리, 메추리 등이 살처분당했다. 이제는 계란 사기도 쉽지 않다.
스페인독감의 공포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변신의 천재다. 유전자 변이에 따른 공격 대상도 다양하다. 조류를 공격하면 조류 인플루엔자, 돼지를 공격하면 돼지 인플루엔자, 인간을 공격하면 인간 인플루엔자(독감)라고 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세계 인구를 급감시킨 사례가 있다. 1918년 창궐한 스페인독감이다. 불과 2년 동안 전 세계에서 자그마치 4천만~1억 명이 사망했다. 특이하게도 당시 사망자들은 주로 20~40대의 혈기왕성한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발병 후 수 시간 혹은 수 일 만에 죽어 나갔다.
원인은 오랫동안 미스터리로 남았다. 학자들의 연구가 계속됐다. 2005년 미국의 한 연구팀이 알래스카Alaska에 묻혀 있던 한 여성의 폐 조직에서 스페인독감 바이러스를 분리해 재생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스페인독감의 병원체가 인플루엔자 A형 중 H1N1형 바이러스로 확인되었다.
그런데 이 H1N1형은 조류독감의 한 종류이기도 하다. 따라서 스페인독감은 ‘사람 간에 전염이 가능한 조류독감의 일종’이나 마찬가지였다는 결론이 난 것이다. 『네이처』, 『사이언스』 지 등에서 이 논문을 읽은 전문가들은 전율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주기적으로 인간을 공격한다. 적게는 수십~수백만에서 많게는 1억 명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질병통제센터(CDC)의 경고는 섬뜩하다.
전문가들은 대유행병의 태풍은 1918년보다 훨씬 더 치명적일 것이라고 예측한다. 최악의 경우 10억 명 이상이 사망할 수 있다고도 추정한다.
변신의 귀재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변종이 자그마치 144종이나 되고, 그 각각이 유전자 변이의 천재이기 때문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두 개의 공격무기를 갖추고 있다. 하나는 ‘헤마글루타닌hemagglutinin이고, 다른 하나는 뉴라미니다아제neuraminidase이다. 헤마글루타닌(H)은 인플루엔자가 숙주(닭, 오리, 돼지 혹은 인간 등) 세포의 문을 따고 진입하는 분자열쇠라 할 수 있고, 뉴라미니다아제(N)는 숙주의 세포로 침입하거나 빠져나올 때 필요한 효소다.
이 헤마글루타닌(H)은 H1~H16까지 총 16종이 있고, 뉴라미니다아제(N)는 N1~N9까지 총 9종이 있다. 그래서 산술적으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H1N1에서 H16N9까지 총 144(=16×9)종의 변종이 있을 수 있다. 이 144종 가운데 어떤 것은 고병원성이고, 어떤 것은 저병원성이며, 어떤 것(H5N6형 등)은 조류만을, 어떤 것(H1N1, H2N2, H3N2형 등)은 조류와 인간을 동시에 공격한다.
AI, 인간은 괜찮나?
요즈음 우리나라에서는 두 종류의 조류 인플루엔자가 유행하고 있다. 강한 전염성에 확산 속도도 빠르다는 H5N6형에 이어 지난 2014년에 발생했던 H5N8형 고병원성 AI가 또 발견되었다. 대한민국 질병관리본부는 이 두 가지 모두 인간에게 감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이 바이러스가 어떻게 변신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무자비하더라도 가금류를 살처분하면서, 이 바이러스가 수그러들기만을 기다릴 뿐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크게 보면 조류의 호흡기 세포가 가진 ‘알파2-3’ 수용체를 선호하는 것과 포유류의 호흡기 세포가 가진 ‘알파2-6’ 수용체와 결합하길 좋아하는 두 종류로 구분된다. 대부분의 조류독감은 알파2-3 수용체를 선호해 조류에서 유행하는 데 그치지만, 일부는 사람에게도 감염이 될 수 있다. 김기순 질병관리본부 인플루엔자바이러스 과장은 “사람의 세포에도 알파2-3 수용체가 일부 있으므로 오랫동안 노출될 경우에는 감염 우려가 있다”고 말한다.
AI는 주로 감염된 조류로 인해 오염된 먼지, 물, 분변 등에 묻어 있는 바이러스의 직접적인 접촉으로 전파된다. 가금류家禽類 사육 농장에서는 의복이나 신발, 차량, 달걀 껍질 등에 묻어서 전파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가정에서도 달걀이나 생닭을 요리할 때는 맨손에 닿지 않게 일회용 위생장갑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백신 사용의 딜레마
AI가 맹위를 떨치자, 백신 접종이 거론되고 있다. 닭이나 오리에 AI 백신을 접종하면 살처분을 안 해도 된다는 논리다.
그런데 문제는 백신이 없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돌연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에, 바이러스의 변이를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니 실제로 대유행병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완전한 백신을 개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AI 유행 후 신속하게 백신을 대량 생산한다고 해도, 가금류에 백신 접종을 하면 닭이나 오리를 외국에 수출하지 못한다. 또한 가금류 체내의 AI 바이러스가 백신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인간을 공격할 위험도 있다. 백신 사용 여부는 여전히 논란거리이다.
현대문명과 역병
현대문명을 보라. 인구밀집, 도시화, 신속한 교통수단과 대규모 이동, 극장 공연장 시위장, 환경파괴…. 이 모두가 역병 창궐의 최적 조건이다. 이렇게 우주일년의 여름철 끝 문명은 과거 농경시대보다 훨씬 더 역병에 취약하다.
수많은 역병전문가들은 1918년 스페인독감 이후 대규모 유행병이 발생하지 않은 것은 기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100여 년 동안 인류가 대규모 감염성 질병의 공격을 받지 않고 살고 있는 것은 그야말로 상제님의 축복이다. 하지만 이런 축복의 시간이 언제까지나 지속되는 건 아니다.
『도전道典』을 펼쳐보자. 증산 상제님께서는 인류사는 큰 병으로 철저하게 응징당했다가 새로 태어난다고 말씀하셨다.
“봄과 여름에는 큰 병이 없다가 가을에 접어드는 환절기換節期가 되면 봄여름의 죄업에 대한 인과응보가 큰 병세病勢를 불러일으키느니라. 천지대운이 이제서야 큰 가을의 때를 맞이하였느니라.” (道典 7:38:3~4)
지나온 우주 봄여름철은 음양의 균형이 어긋난 상극相克 시대이다. 인간은 이 상극의 운을 타고 역사를 개척한다.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크고 작은 원한과 척을 짓게 된다. 이 죄업에 대한 인과응보가 바로 병病으로 나타난다는 말씀이다. 그 누가 자연섭리로 닥쳐오는 천지병天地病을 피해갈 수 있겠는가.
“선천의 모든 악업惡業과 신명들의 원한과 보복이 천하의 병을 빚어내어 괴질이 되느니라.” (道典 7:38:2)
때가 되면 원한 맺힌 신명들이 인간에 대한 살처분권을 행사한다는 말씀이 아닌가. 요사이 인간이 닭이나 오리 등을 살처분하는 장면이 수시로 매스컴에 보도된다. 그 장면을 연상하며 상제님의 경고 말씀을 새겨보라.
“이 뒤에 괴병이 돌 때는 자다가도 죽고 먹다가도 죽고 왕래하다가도 죽어, 묶어 낼 자가 없어 쇠스랑으로 찍어 내되 신 돌려 신을 정신도 차리지 못하리라. 병이 여기저기서 정신없이 몰아 올 적에는 ‘골치 아프다.’, ‘배 아프다.’ 하면서 쓰러지나니, 여기서 죽고 나면 저기서 죽고, 태풍에 삼대 쓰러지듯 척척 쌓여 죽는단 말이니라. 그 때는 문중에 한 사람만 살아도 그 집에 운 터졌다 하리라. 산 사람은 꿈에서 깬 것같이 될 것이다.” (道典 7:36:1~6)
어떻게 할 것인가
“천지의 만물 농사가 가을 운수를 맞이하여, 선천의 모든 악업이 추운秋運 아래에서 큰 병을 일으키고 천하의 큰 난리를 빚어내는 것이니, 큰 난리가 있은 뒤에 큰 병이 일어나서 전 세계를 휩쓸게 되면 피할 방도가 없고 어떤 약으로도 고칠 수가 없느니라.” (道典 7:38:5∼6)
천지신명이 인간을 살처분하는데, 어떻게 알약 몇 개 먹고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오직 순결한 마음으로, 상제님 태모님께 천지신명님께 조상님께 빌고 빌고 또 빌고 기도하며, 태을주太乙呪를 읽는 것이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장차 세상을 병으로 쓸어 버리리라. 마음 불량한 놈은 다 죽으리니 천하 인종을 병으로 솎으리라.
태을주太乙呪로 천하 사람을 살리느니라. 병은 태을주라야 막아내느니라. 태을주는 만병을 물리치는 구축병마驅逐病魔의 조화주라. 만병통치萬病通治 태을주요, 태을주는 여의주니라. 광제창생廣濟蒼生, 포덕천하布德天下하니 태을주를 많이 읽으라. 태을주는 수기水氣 저장 주문이니라. 태을주는 천지 어머니 젖줄이니 태을주를 읽지 않으면 다 죽으리라. 태을주는 우주 율려律呂니라.” (道典 2:14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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