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국 / 상생한의원 원장
일교차가 큰 겨울은 감기에 걸리기 쉬운 계절
12월 동지가 지나 1월이 되면 더욱 날씨가 추워지면서 몸을 꽁꽁 감싸고 다닐 수밖에 없고, 또한 바깥 외출을 삼가고 실내생활을 하기 때문에 모닥불이나 따뜻한 이불 속에서 서로의 몸을 부비고 사는 계절이므로, 숙주의 몸을 옮겨 다니는 바이러스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계절이다.
또한 지구 온난화로 북극의 만년설이 거의 제로가 되면서 빙하가 녹을 때 만들어진 냉기는 공기 상층부로 올라갔다가 고위도에서 저위도로 갑자기 내려오면서, 기상이변으로 갑자기 새벽녘엔 날씨가 반짝 쌀쌀했다가 낮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따스한 날씨를 보이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럴 때 조금만 의복을 세심하게 하지 않으면 감기에 걸리기 쉽다.
일반 감기와 독감은 증상이 다르지만, 바이러스 종류는 걸리는 사람마다 그 기준이 모호할 수 있다
일반 감기와 독감은 엄연히 다르다. 일반 감기는 보통 추위에 노출된 후 또는 수면이 부족한 경우, 정력을 낭비한 경우, 면역이 저하될 때 이환되어 나타나는 병증이다. 보통 리노 바이러스(Rhinovirus)에 의해 생기는 급성 상기도 감염증으로 보고 있는데. 90종 이상의 Rhinovirus가 감기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바이러스는 주변에 항상 존재해왔었고, 먼 조상부터 부모님 세대, 또는 본인이 어려서부터 많이 걸려 봤기 때문에 면역대응체계가 빨라서 낫기가 쉽다. 주로 콧물 재채기 등 코를 통한 증상과 감염이 나타나기 시작하므로 Rhino라고 부른다. Rhino는 라틴어로 코라는 뜻이다.
또한 인류가 봄·가을철 꾸준히 걸리는 감기 중에 아데노 바이러스Adenovirus로 인한 감기가 있다. 인두, 편도점막에서 시작하여, 부비동으로 발전하면 이관(유스타키오관)을 통해 중이염까지 유발하는 감기다. 보통 처음 걸려본 어린이들 중 면역이 약한 아이나, 콧물을 들이삼키고 가래를 잘 뱉지 못하는 사람들한테 증상이 심해지거나, 편도염으로 시작하여 아래로 내려가 기관지염으로 발전하거나 위로 올라가 중이염, 안구 결막염까지 발전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한 사람에게는 독감일 수 있지만, 보통 사람에게는 흔히 걸리고 쉽게 낫기도 하기 때문에 일반 감기로 보기도 한다. 또한 정상인에게도 잠복감염 상태로 존재하는 등 세계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바이러스의 1군群이기 때문에 독감 양상일 때는 독감이라고 보기도 하지만, 독감 양상이 아니면 독감이 아닐 수 있다.
날씨가 아주 추워지는 겨울에는 리노바이러스, 아데노 바이러스가 상존하는 동시에 20세기 인류에게 독감으로 흔히 알려진 인플루엔자 독감에 걸리기 쉽다. 영어로 “I catch a cold”라고 하면 일반 감기에 걸렸다고 보지만 “I got a Flu” 하면 원래는 독감에 걸렸다는 뜻이다. Flu는 “Influenza”(인플루엔자)의 약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국인조차 일반 감기에 걸렸어도 잘못 알고 혼용되어 쓸 정도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Influenza virus도 그 공포성이 떨어져왔다. 하지만 2009년부터 2010년에 전 세계로 촉발되어 국내에서도 많은 환자가 발생하여 시끌벅적했던 Influenza H1N1은 심각한 독감으로 인식이 되었다. 20세기 초반 전 세계를 강타했던 스페인독감이 시대를 거쳐 재발생했지만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은 사망하기도 해서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기 때문에 다시금 인플루엔자는 독감으로서의 위상을 찾았다.
1930년대에 동물에서 발견되고 1960년대 처음 사람에게 발견되었던 코로나 바이러스는 그 위상이 독감으로서의 지위가 확고해지는 모양이다. 2001년 조류로부터 시작된 Sars-CoronaVirus1(사스 코로나 바이러스1), 2015년 낙타로부터 촉발된 Mers-Coronavirus(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 등으로 점점 코로나 바이러스 위상이 강해지더니 2019년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SARS – Coronavirus2(사스 코로나 바이러스2)는 전 세계로 퍼져 나가 2020년 3월 초 WHO가 코로나 팬데믹을 선언한 뒤, 전 세계가 발칵 뒤집힌 채 거리 두기로 세월을 보낸 지 1년이 되어가고 있다.
Virus 감염 - 어떤 이에게는 무증상으로 지나가며, 어떤 이에게는 사망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인 이유가 뭘까?
인체 내에서 감염되고 있는 Virus 퇴치는 인체 내 백혈구와 같은 면역세포가 하고 있다. 백혈구는 분자량과 크기가 작아서 초기 과민반응에 관여하는 단핵구부터 보통 크기의 과립구(호중구, 호염기구, 호산구) 등이 관여하다가 림프구(B림프구, T림프구)가 본격적인 면역, 식균작용을 한다. 또한 암과 같은 특정 세포에만 관여하는 NK cell 같은 것도 면역에 관계가 된다. 또한 대식세포와 같은 청소 역할을 하는 세포들도 있다. 이러한 면역구는 일반 혈관을 통해서 빨리 현장에 파견되기도 하며, 림프절에 모여 있다가 림프혈관을 통해 해당 병소에 파견되기도 한다.
면역력에 대한 과학적, 의학적 정의는 내려지지 않았지만, 면역에 대한 개인 차이는 여러 곳에서 드러나게 된다. 한 가족이 독감에 걸려서 두통, 발열, 몸살(신체통증), 떨림, 콧물, 가래, 위장병(복통이나 설사나 변비), 소변 이상 등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서 비슷하거나 거의 똑같은 증상발현이 되었다고 할지라도, 낫는 속도는 하루 만에 낫는 사람도 있지만 일주일 또는 한 달 또는 몇 달까지 가는 경우가 있다.
필자가 감기 환자를 진단할 때, 리노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보이고 증상도 가벼운 감기를 앓고 있는데, 일주일이 넘어도 증상 개선이 전혀 되지 않는 사람을 보면 대부분 다음과 같은 경우가 많다.
위 4가지에 해당되지 않고도 감기가 잘 낫지 않는 사람은 대부분 마지막 5번째에 해당된다.
습담濕痰이란 습濕과 담痰을 합친 말이다. 담痰을 가래 담이라고 새김을 하듯, 폐기관지 점막을 통해서 배출되는 가래를 포함하고 있지만, 겉으로 나오지 않는 것도 많기 때문에 가래라고만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우리 몸에 쌓인 축축한 습기濕氣에 많은 비정상적인 음식물이나 노폐물이 쌓여 습열濕熱반응을 하기 때문에 습담濕痰이라고 불렀다.
우선 ‘가래(sputum)’를 현대의학적으로 보면 평상시 배출되는 가래와 병적인 가래로 구분하고 있다. 평상시에 묽은 가래가 하루에 정상인에게서 평균 100ml 정도 배출된다고 한다. 병적으로는 폐질환(감기, 천식, 폐농양, 폐결핵 등)에 따라 가래가 갑자기 급격히 늘어난다고 보고 있고, 병적인 가래는 균과 내 몸의 면역구, 점액질이 혼합된 상태이다.
가래의 색깔이나 끈적임의 정도(묽은 가래, 흰색 가래, 노란 가래, 황록색, 흑색, 적녹색)에 따라 균 감염의 심각성 및 객혈 유무를 판단하고, 균 배양검사(sputum culture test)를 통해 원인균을 파악하게 된다.
과거에는 감기에 걸려 바이러스성 폐렴으로 사망하기도 하였지만, 대부분은 이미 감기에 걸린 지 오래되어 폐렴균이나 결핵균 등의 2차 감염으로 인한 사망이 더 많은 편이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은 2차 감염으로의 이행 시간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곧바로 바이러스로 인한 패혈증 등으로 48시간 내지 3~4일 만에 사망한 사례로 인하여 더욱 그 공포심이 커졌던 것이다.
바이러스 침투나 세균의 침투 등 비상상황에서는 온갖 면역구가 총동원되어야 하기 때문에, 빠른 림프구의 공급을 위해서 면역구가 돌아다니는 길인 혈관, 림프관 등이 확장을 하기 위해서 열이 남과 동시에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통증물질(프로스타글란딘=혈관확장 기능을 하는 물질)이 나와서 몸살이 나고, 떨리는 것이다. 면역구가 바이러스나 세균을 죽이는 과정에서 나오는 인체의 염증 반응의 결과물이 담痰인 것이다. 바이러스가 퍼져서 염증이 생기는 곳이 구강점막, 기도, 기관지 점막, 폐포 점막 등 몸 밖으로 배출이 용이한 곳에서 생기면 가래를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되지만, 몸 안에서 생긴 염증의 결과물인 담痰은 각종 대식세포들의 포합을 통해 간에서 분해하여 소변으로 배출되는 등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평소에 간이 탁하거나 습담이 많았던 사람들의 경우는 간이나 신장 등의 장기가 손상될 수밖에 없으며, 심장질환이 있거나 대사질환이 있는 사람의 경우 또한 혈관 내부가 너무 오탁해져서 병을 이겨내기 전에 혈액의 심한 염증성 상태로 인한 걸쭉함으로 인하여 패혈증 상태가 되어 사망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근세 때에 각종 전염병 환자의 걸쭉한 피를 빼서 그나마 살려냈다는 기록이 있는 이유는 아마도 패혈증이 온 환자가 그나마 가장 심하게 막혀있는 혈액이 빠져나오면서 나을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과하게 빼서 혈액이 부족해 허탈虛脫 상태로 죽은 사람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현대의학의 수혈이나 투석법이 없었던 예전에는 그것이 유일한 방책이었던 듯하다.
담 배출의 심한 정도와 혈액의 걸쭉함과의 관계는 상관성이 분명 존재하므로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려서 패혈증으로 사망하지 않으려면 외부의 바이러스나 세균의 공격으로 인한 질병을 마스크나 손 씻기 등으로 차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소에 담痰을 잘 배출하고 혈관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담병이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은 스트레스
痰者(담자)는 津液因熱而成熱(진액인열이성열)하야 則津液熏蒸而稠濁(즉진액훈증이조탁)한
故(고)로 名爲痰也(명위담야)라 - <단계심법丹溪心法>
“담痰이라는 것은 진액이 열을 받아서 생긴 것이다. 열이 훈증을 받아 진액이 걸쭉해지고 흐려진 것이 담이다.”
주단계의 <단계심법>에서 진액이 열을 받아 생긴다고 하였는데, 진액이 열을 받은 상태를 한방에서는 습열이라고 한다. 이 습열로 인하여 생기는 것이 담인데, 우리 몸에 열이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이 스트레스이다. 소위 “열 받았다” 또는 “화났다”라는 것이 담痰을 생기게 하는 것이다.
우리 몸의 등이나 뒷목에 소위 담이 붙었다고 찾아오는 사람들은 부항으로 걸쭉한 피를 뽑아내고 침을 놓으면 그 효과가 훨씬 빠르다. 그런데 대부분 뒷목이나 등의 승모근, 능형근에 담이 심하게 결려 오는 담결증痰結症 환자들은 진맥을 해보면 심장에 열이 많은 편이다. 특히 밥을 먹자마자 소화도 되기 전에 급하게 일을 하는 사람들은 육체적인 노동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담이 결리게 된다. 그 이유는 음식을 먹고 난 후 소화가 되려면 혈액이 위장관내에 많이 필요한데, 소화되기 전에 컴퓨터 작업 중 특히 키보드 작업을 너무 급하게 하면, 뒷목과 어깨에 힘을 준 채 근육을 과도하게 경직된 상태로 만들어 안 좋은 자세로 있기 때문에 해당 부분에 혈액공급과 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되므로, 근육의 피로물질이 장기적으로 누적되어 진액이 훈증되어 담(痰)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담의 생성은 비위가 근본
예전에는 세균을 몰랐기 때문에 미생물학적으로 병적인 가래에 대한 인식은 적었지만 몸속의 담이 폐를 통해 가래의 형태로 가장 많이 배출되는 것으로 보았다. 또한 평상시에도 몸속의 노폐물이 폐를 통해 밖으로 나온다는 인식은 현대의학보다 진보적인 인식이다.
“비위脾胃는 생담지원生痰之原”, 즉 비위가 담을 생기게 하는 근원이라 하는 것은 무슨 뜻일까? 몸속의 비정상적 진액 노폐물은 빨리 먹는 것, 때에 맞지 않게 먹는 것, 먹고 나서 바로 스트레스 받고 일하는 것(칠정울결), 박자에 맞지 않게 근육을 쓰는 것 등 수많은 섭생불량에 의해 생기지만 결국 그 진액이 몸속의 담으로 바뀌게 되므로, 음식물의 종류나 소화상태가 담의 원인이 된다는 말이다.
또한 “간기범위肝氣犯胃”라고 하여, 일상 스트레스 중 억울함(恨)으로 인한 간의 울결로 인해 간기肝氣(=간의 기운)가 위로 승달하여 눈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횡역橫逆, 즉 횡으로 위쪽으로 기운을 거슬러 목극토木克土 상태가 되어 위胃 운동을 꽉 틀어막히게 하면 식적이 되어 담痰이 생길 수 있다고 보았다.
또한 “심화상염心火上炎” 상태로 인해 생기는 담이 있다. 이는 수많은 근심거리나 빨리빨리 성취를 강조하는 우리나라의 성질 급한 문화 등으로 노심초사하게 되면 심장의 화기로 인해 비장에도 화기가 생기고, 폐는 공격받아(肺氣上逆) 비장에서는 담이 생기고, 폐에 있는 정상적인 윤기나 진액은 담으로 변하거나 있었던 담도 더욱 진득진득하게 된다. 이는 화극금의 의미이다. 장기간 비장이나 폐가 화기火氣를 받으면 입이 마르거나, 배가 쉽게 고파 폭식을 하거나, 소변을 자주 보는 소갈증消渴症(현대의학적으로 당뇨)이 생기게 하거나 극도의 화기는 췌장염, 췌장암까지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담의 저장 및 배출은 폐를 통해서
몸속의 노폐물은 폐를 통해 가래로, 땀과 함께 피지 분비로, 간에서 대사하여 소변으로, 담즙을 통해 대변으로 나가게 되는데 그중 담痰은 폐에서 저장되었다가 가래를 통해 배출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이해해야 한다.
실례로 담이 많은 사람은 폐 주변인 늑막, 횡격막, 어깨, 등, 옆구리 상단 쪽으로 몰려 그 근처의 근육이 구축되거나 뒤틀리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우리 선조들은 담이 결렸다, 담이 들었다고 표현하였다. 몸속의 담이 기관지로 배출되기 위해 폐 주변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이는 오장 중 유일하게 몸 밖으로 열려있는 장기는 폐이기 때문이다.
담痰을 줄이기 위해서
고전적 의미의 담은 현대의학적으로 비교해서 말하면 비정상적인 진액, 쓰이지 못하는 영양물질, 내 몸의 근육 속의 만성적으로 쌓인 피로물질(젖산 등), 지방세포 속에서 흡착하고 있는 각종 오염물질(합성 착향료, 착색료 등 분해되지 않는 물질) 모두를 포괄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담과 관련되어 필자가 환자들에게 섭생 교육을 할 때 강조하는 내용을 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담 배출에 운동은 필수
폐를 제외하고도 몸속의 노폐물은 시간이 지나면 결국 말초나 피부층에 쌓이게 되므로 피부를 통해 담이 잘 빠진다고 생각된다. 피부는 폐와 상합하여 폐기운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인데, 폐가 건강하면 피부도 건강해져서 모공의 개폐가 잘된다. 운동을 하면 피지를 통해 몸속의 노폐물이 빠지므로 의사들도 운동을 매번 강조하는 것이다. 시점으로 보면 늦봄부터 여름까지 노폐물이 잘 빠지므로 이 계절에 적당한 활동이나 운동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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