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 맞는 음식을 먹으면 소화가 잘되고 기분이 좋아진다. 병이 있어도 병세가 한결 누그러지는 느낌을 받는다. 질병은 내부적인 요인이든 외부적인 원인이든 장부의 균형이 깨지면서 생겨난다. 음식이 깨진 균형을 조화시켜 주면 병은 호전된다. 그래서 ‘식약동원食藥同源’이라 하여 음식을 곧 약이라여겼다. 상제님께서는 불사약은 밥이고 불로초는 채소라고 하셨다.
「중용 33장」에는 “중야자中也者는 천하지대본야天下之大本也요, 화야자和也者는 천하지달도야天下之達道也”라는 말이 있다. 자연과 인간의 조화뿐 아니라 음식과 인간의 조화도 도에 통달하여야 이루어지는 것이다.
공자는 「주역 계사전」에서 “일음일양지위도一陰一陽之謂道”라고 하여 우주는 음양의 법칙으로 돌아간다고 하였다. 인간은 소우주다. 사람 역시 정신과 육체, 남자와 여자, 이목구비, 심장과 신장, 간과 폐, 상하좌우 등 모두 음양의 이치에 따라 구성되고 생리 현상이 일어난다. 음양은 인간과 자연의 절대적 원리이다. 그러므로 내 몸에 맞는 음식이란 음양의 조화를 이루는 음식이어야 한다. 양陽의 기운이 부족하거나 양의 장부에 문제가 생기면 양의 기운을 회복시키는 양의 음식을 먹으면 된다. 음양의 원리를 이해하여 균형을 이루는 음식을 먹는다면 건강을 지켜갈 수 있다. 반면 조화와 균형을 깨는 음식은 독이 되고 질병을 악화시킨다.
음양과 식물
우주 만유는 수數로 표현된다. 음양은 수를 통해서 알 수 있다.
홀수 1 3 5 7 9는 양수이고 짝수 2 4 6 8 10은 음수이다. 양기가 강한 식물은 잎이 홀수(인삼. 토란, 마늘, 율무, 대파, 둥글레...)로 뻗어나고 음기가 강한 식물(소나무. 감나무, 포도나무, 배추,..)은 짝수로 뻗어난다. 호박, 고구마 등은 쌍떡잎 식물이지만 잎이 넓고 밖으로 나가는 기운이 강해서 양의 기운이 강하다. 옥수수 등은 외떡잎 식물이지만 감싸고 수렴하는 음의 기운이 강하다.
음양과 음식
강유를 통해서도 음양이 드러난다. 「주역 계사상 1장」에는 “동정상유動靜有常 강유단의剛柔斷矣”라 하여 음양의 동정은 강유로 판단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2장」에서는 “강유상추剛柔相推 이생변화以生變化”하여 강유가 서로 밀어서 변화를 생한다고 말한다. 강하고 단단한 것은 양에 해당되고 부드러운 것은 음에 해당된다.
사물은 열을 받으면 제 본성을 드러낸다. 양기가 많은 음식(소고기, 견과류...)은 열을 가하면 단단해진다. 음기가 많은 것(돼지고기, 생선류, 감, 바나나, 복숭아...)은 익을수록 부드러워진다. 그래서 소고기는 금방 익혀서 먹어야 부드럽고, 돼지고기는 충분히 익혀야 먹기에 편하다. 양인은 부드러운 음의 음식을 먹어야 좋고 음인은 강한 양의 음식을 먹어야 소화가 잘되고 기분이 좋아진다.
음양과 동정
음양 발음 그대로 양은 밖으로 나가고, 음은 안으로 들어온다. 양은 위로 상승하고, 음은 아래로 내려온다. 음기가 강한 음식(보리, 녹두, 메밀, 팥...)은 기운이 하강한다. 양기가 강한 음식(콩, 수수, 율무, 참깨...)은 기운이 상승한다.
우리 몸에서 양의 작용을 하는 비위와 폐가 강한 양인은 기운이 위로 올라가기 쉽다. 그래서 음기가 강한 음식을 먹어야 편하고 기분이 좋다. 간과 신장이 강한 음인은 기운이 아래로 내려오기 쉽다. 그래서 양기가 강한 음식을 먹어야 소화가 잘된다.
음양과 한열
“욕지음양지리欲知陰陽之理면 관호일월觀乎日月하고”(도전 2:49:3) 상제님께서는 음양의 이치를 알고자 하면 일월을 살펴보라고 하셨다. 태양은 빛을 뿜어내어 더운 기운(양)이고 달은 빛을 흡수하여 찬 기운(음)이다. 양은 안에서 밖으로 나가며 온도가 높고, 음은 밖에서 안으로 들어와 수렴하고 온도가 낮다. 생강, 양파, 고추, 부추 등은 따뜻한 기운을 가진 양의 음식이다. 선인장, 오이, 참외 등은 찬 기운을 가진 음의 음식이다.
식물의 사상
벼는 봄에 볍씨를 뿌리고 여름에 논에 모내기하고 가을에 수확하여 여러 가지 기운을 받지만 최종적으로 쌀은 태음지기를 받아 부드럽게 고개를 숙인다.
보리는 자라는 모양이 예쁘고 부드러우며 수확한 보리 한 톨을 보면 2개로 나누어져 있어 소음지기를 받은 식물이다. 보리는 열을 내리고 수렴하기에 중동에서 사막의 열기를 받고 온 사람들이 보리밥을 먹어서 열을 식히고 건강을 회복한 경우가 많다. 풀은 찹쌀이나 밀가루로 죽을 써서 만든다. 보리는 죽을 쓰면 너무 풀어져서 풀로 사용할 수 없다. 쌀은 붙기는 하지만 약해서 풀로 사용하지 않는다.
찹쌀과 밀은 양의 기운을 받아서 열을 가하면 단단해져서 접착력이 강해 풀로 사용한다. 밀은 겉보기는 보리와 비슷하여 소음지기와 태양지기를 동시에 받은 식물임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콩은 잎이 넓은 편이고 태양지기를 받아 열매는 강하고 딱딱하다. 푸른 색깔인 완두콩과 녹두는 소음지기를 받은 식물이다.
수수, 율무는 태양지기를 받아 곧게 자라며 열매는 강하고 딱딱하다.
그래서 양인陽人은 쌀 보리밥을 제 몸에 맞게 비율을 조절하여 먹으면 장부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음인陰人은 찹쌀 콩 수수밥을 제 몸에 맞게 섞어 먹으면 장부의 조화를 이루어 더욱 건강해진다.
몸, 음식, 그리고 수행
우리 생명은 음양의 부조화를 극복하고 조화를 지향하면서 살아간다.
진리공부와 수행을 통해 지극한 조화 기운을 얻어서 몸과 마음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영원한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이다.
우주와 인간의 음양 동정은 수화운동으로 드러난다.
생명은 물속에서 태어나고 불 속에서 열매를 맺고 성숙하게 된다. 생명이 생장하는 과정에서는 필연적으로 불기운이 강하게 작용하게 된다. 그래서 음양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근원적으로 수행을 해야만 한다. 수행을 통하여 수기를 올려서 에너지를 충전하고 화기는 내려서 에너지를 보전하게 해야 우리 몸의 조화를 지속적으로 가능하게 한다. 수행을 하면 내가 먹는 음식이 내 몸에 조화되는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수행을 하지 않으면 내 몸에서 일어나는 음식의 조화를 인식하지 못하고 그저 음식의 맛으로만 판단을 내리기 쉽다. 그러기에 음식으로 장부의 조화를 이룰 수 있게 하려면 수행은 필수적이다.
강유로 보는 인체의 음양
사람의 머리는 하늘을 닮아 둥글고, 몸통은 땅을 본떠서 반듯하다. 사람의 얼굴이 둥글고 원만하면 성격이 부드러워 보이고, 얼굴이 각이 지고 방정하면 성격이 강해 보인다. 얼굴은 양인데 양이 강하면 음으로 드러난다.(양극사음陽極似陰) 「동의보감」은 황제내경 영추의 내용을 인용하여 “면위제양지회面爲諸陽之會”라 하여 얼굴은 인체의 모든 양맥이 만나는 곳이라 하였다. 양기가 강한 양인은 얼굴에 양기가 과하게 모인다. 그래서 얼굴이 방정하고 성격이 강하고 급하다. 반대로 음기가 강한 음인은 음기가 모이는 곳인 배나 엉덩이가 커지고 둥글게 된다.(음극사양陰極似陽) 음인은 얼굴은 둥글고 성격은 부드러운 편이지만 배나 엉덩이가 나오기 쉽다.
주) 제양지회諸陽之會
뇌는 몸무게의 2.5%에 불과하지만 뇌에 흐르는 혈액양은 전체의 20%에 이른다. 이렇게 막대한 혈액이 흐르는 이유는 충분한 에너지와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서다. 대개 사람은 음식을 먹지 않고 며칠을 지낼 수 있지만, 뇌는 혈액공급이 4~5분만 중단되어도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다. 뇌는 우리 몸의 에너지와 산소를 가장 많이 소모하는 곳이다.
사상四象에 대한 보충설명
음양은 항상 중을 전제로 한다. 음과 양은 다시 음양으로 나누어진다.
상제님께서는 “궐유사상포일극厥有四象抱一極하고 구주운조낙서중九州運祖洛書中이라. 대자연에는 사상이 있어 중앙의 한 지극한 조화기운을 품고 있고 온 세상 운수의 근원은 낙서 속에 들어 있네”(도전 2:145:2)라 하시어 낙서에 나타나는 사상을 말씀하셨고 약은 오행기운에 응한다고 하셨다. 대자연은 사상의 모습으로 드러나는데 태양, 소음, 소양, 태음의 4가지이다.
태양지위와 소양지위는 4정방에 위치하여 강하고 뻗어나가는 기운이 강하다.
태음지위와 소음지위는 4유위와 4상위에 위치하여 뻗어 나가는 陽의 기운을 얽어매어 형形을 만드는 자리여서 부드러운 기운이 있는 위치다.
인간과 생명은 태소음양의 기운을 타고 태어난다. 양인은 양의 장부인 비장과 폐의 기운이 좋고, 음인은 음의 장부인 간장과 신장의 기운이 강하게 태어난다. (음陰의 장부는 물질적인 혈血과 정精을 저장하며, 양陽의 장부는 눈에 안보이는 기氣를 저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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